여행기/독일-스위스, 파리(자전거)

[독일-스위스, 파리] E09 - 밤사이 늙어버린 독일 소녀와의 만남

July 15 2012, AM 09:00 at Tauberrettersheim in the Germany

어떻게 눈을 뜬 건지... 어느새 정신차려보니... 눈 뜨고 있다...;;; 응 뭐지? 나 눈 뜨고 잔 건가?
사람이 눈을 뜨고 어떻게 잘까? 하는 생각은 잠시... 날 지배한 밥 생각... 밥을 먹을까... 말까... 생각하다가 생각보다 밥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지금 안 먹으면 꽤나 오래 밥을 못 먹을 수 있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밥을 지금 꼭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뒤 든 생각은 씻고 내려갈까... 그냥 내려갈까... 내가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그냥 내려간다... 물론 옷은 입고... 아무리 일반인이라도 벗고 갈 순 없잖아... 잇힝~
식당에 와보니 여기 차암... 먹을 것 없다... 일단 우유 한잔을 따라 원 샷을 하고... 다시 우유 한잔을 따라서 어디로 앉을까... 둘러보니... 서빙 해주는 아주머니가 구석진 곳으로 안내해 준다... 그 때 응?
한국어가 들린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리에 앉으니... 달걀 스크램블 줄까? 보일드 줄까? 하길래 오늘도 역시 스크램블을 달라고 한다... 커피를 한잔을 가져다 마시며 벌써부터 지겨운 햄... 치즈... 빵... 근데... 아까 들은 한국어가 환청이 아니었던 듯 한 테이블 건너 테이블에 있는 3인 가족이 한국인이다... 아... 한국인 3인이 시끄럽게 떠들면 한국어가 독일어로 들리는 구나... 생각하며... 한국인이 아닌 척 아침식사를 한다... 열심히 먹고 있으니 서빙 해주는 아주머니... 스크램블 달랬더니... 보일드... 즉 삶은 달걀을 가지고 왔다... 스크램블과 보일드는... 발음이 완전히 틀려서... 첫 글자만 들어도 구분을 할 수 있을 텐데... 도대체 왜 이걸...???
...
...
...
뭐... 내 발음이 문제겠지... 라고 생각하며... 삶은 달걀을 까면서... 근데... 쟤네들은 왜 삶은 달걀을 조그만 숟가락으로 퍼 먹는거지? 라는 의문을 가지고 달걀을 다 까서 한 번 베어무니... 달걀 노른자가 다 안 익었다...
오뉴월 전설의 고향에서 귀신들이 사람을 놀래키려다 실수로 혀 깨물고 입가에 피를 흘리듯 주르륵 입가에 흐르는 달걀 노른자를 닦으며... 하아... 이래서... 쟤들은 이걸 숟가락으로 퍼 먹는 거구나를 깨닫는다...
"독일에서 삶은 달걀을 베어 먹어봐야~ 하아~ 이래서 쟤들은 달걀을 숟가락으로 퍼먹는 구나~ 하고 숟가락으로 퍼 먹을거야~!"라고 생각한다...
달걀까지 먹고 나니 그럭저럭 배가 부르다... 숙소 입구 문을 열고 나가 흡연의 기쁨을 누린 다음... 다시 방으로 올라간다... 방으로 올라가 샤워할 준비를 하는데 바깥이 시끄럽다. 근데... 뭐가 이렇게 시끄럽지? 하면서 창문을 커튼 사이로 내다보니...




독일 자전거 동호회인 듯?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준비를 다 하고 구호를 외친 후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진다... 속으로 잘가요~라고 인사를 하고 샤워를 한다... 어제는 못 느꼈는데... 수압이 정말 세다... 샤워하다가 유리 깰 기세... 물을 좀 잠궈서 수압을 낮춘 후 예쁘게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와 머리도 말릴 겸 짐 정리를 한다... 정리를 하다 보니... 아... 디카... 정말 성가시다... 내가 여행 다니면서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리는 성격도 아니고 그런 경험도 없는데 왜 디카를 가지고 왔을까... 찍지도 않을 건데... 라며 탄식을 하며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는 게 지겨워 질 무렵 가방으로 들고 Reception으로 내려간다...


July 15 2012, AM 11:30 at Tauberrettersheim in the Germany

Reception으로 내려와서 숙박비 계산을 하려고 서 있으니... 역시나 어제 안내해준 그 아가씨를 부른다... 그런데...
...
..
.
그 귀여운 독일 고등학생 소녀가 밤새 살이 좀 찌고 나이가 좀 들어서 그냥 독일 대학 졸업한 아가씨가 되어있다... 아마 어제 저녁 맥주 두 잔에 취했나 보다... 숙박비가 44유로라서 20유로 2장에 2유로 동전 2개를 주니... "Perfect"라면서 좋아한다... 독일도 사우디 아라비아만큼 산수 못하나...

밖에 나오니 비가 온다... 아... 정말 짜증... 하지만 많이 오는 건 아니라... 가랑비 수준... 물론! 가랑비에도 옷은 젖겠지만... 애로배우처럼 젖어서 "우~" 할 건 아니니... 이 정도는 감수하기로 하고 주변을 돌아본다...













일단 Röttingen으로 가서 어제 저녁 찍지 못한 사진도 찍을 겸 출발을 한다... 별다른 오르막은 없이 나지막한 내리막으로 연결 된 길을 따라가다 보니... 금방 도착한 Röttingen 광장...




어제의 그 친절한 독일인의 가게를 보니... 아직 안 열었다... 보통은 이런 경우를 보면 일 안하고 노는 꼴을 그냥은 못 보고 지나치고 게으르고 일 안 하는 것들!이라고 말을 하지만... 오늘은 피곤하면 푹 자~라고 생각한다...




한동안 어제의 내 잠자리가 될 뻔 했던 광장 벤치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며 노닥거린다...










지나가는 행인 A, 지나가는 행인 B, 지나가는 행인 C를 보면서(행인이라 쓰고 여자사람이라 읽는...) 한동안 노닥거린 후 다음 목적지인 Creglingen으로 출발한다... 조금 달리자 내가 좋아하는 물가 라이딩이 시작된다... 강이라고 불러줘야 할지... 아니면 천이라고 불러줘야 할 지 크기가 애매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강이라고 하니 강변 라이딩이라고 해야겠다... 한동안 강변 라이딩을 하다 보니 건너게 된 다리...

물이 참 맑다...




다리를 건너니 길이 직진과 오른쪽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어느 쪽으로 갈까 고민을 하다 일단은 직진을 하는데... 겨우 10여미터 가니 결국은 오른쪽으로 가게 된다... 만류귀우(萬流歸右)라고... 모든 자전거 길은 오른쪽으로 통한다는 자전신공의 가르침에 따라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자마자 앞에 지나가는 할머니... 난 매너있게 자전거 타는 한국인이므로 멀찍이 떨어져 천천히 따라가다 도로를 통해 추월을 한 뒤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Creglingen이 가까워 질 무렵... "NORMA"이 보인다... 노르마, 노르마, 노름아... 사장이 고스톱쳐서 회사를 차렸나 보다... 이름 참... ㅋㅋㅋ




Creglingen에 진입하자마자 information center라고 적힌 곳이 있고 그 앞에는 레스토랑이 있다... 레스토랑에서 재잘거리며 나오는 독일 할머니들을 쳐다보며 information center 앞으로 가니... 오늘 근무 안 한다... "이것들아, 맨날 놀지 말고 일 좀 해라... 일 좀..."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뭔가 괜찮은 게 없나 앞을 스캔을 하니... 빙고... Romantishe strasse라고 적힌 안내 팜플렛이 있고... 각 도시별 안내... 도시간 거리등이 적혀있다... 독일어야 읽을 줄 모르니 어쩔 수 없다지만... 도시별 안내 옆에 있는 사진과 도시간 거리는 굉장히 유용하게 써 먹을 것 같아서 하나 챙긴다... 다시 출발하려고 생각해 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마신 음료수 외에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마시질 못했다...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수분공급은 필수!!! information center 맞은 편의 주유소에 있는 상점으로 가서... 담배와... 커피... 이온음료를 사서... 커피를 맛있게 마시고... 이온음료는 자전거에 넣는다...

Creglingen에서 가기로 한 건 헤르고트 교회(Herrgottskirche)다. 독일의 천재 조각가 리멘 슈나이더의 작품인 성모마리아의 승천이 있는 곳인데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라고 해서...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시내 쪽으로 들어서는 다리를 건너니... 사람보다 큰 개 한 마리를 끌고 가는 키 170cm정도에 덩치는 나 보다 더 큰 가녀린(?) 독일 아가씨... 개가 무서워 다리 오른쪽으로 가니 할머니가 앉아 있고... 앞에 오리들이 놀고 있다... 여기서 잠시 쉬기로 하고 앉아서 흡연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으니... 오리들... 사람을 겁을 내지 않는 지... 슬금슬금 내게 다가온다...




어느새 내 무릎아래에까지 와서 앉아 있는 오리들... 내가 무언가 먹을 거라도 줄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오리들이 가까이 가도 도망을 안가나... 하고... 가까이 가니... "야, 쟤 먹을 거 없어... 우리 만지러 오나 본데... 흥! 공짜로는 안돼! 가자~"그러고 가버린다...




날 버리고(?) 가는 오리들에게 "내가 오리를 버릴지언정, 오리가 나를 버리지 못하게 하리라!"라고 외치고 육각렌치를 뽑아 오리들을 죽인 건 아니고... 오리들이 완전히 가버리기 전에... 난 다시 헤르고트 교회(Herrgottskirche)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시내에 있을 거라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이었던 듯... 시내를 거의 다 벗어나는데도 이놈의 헤르고트 교회(Herrgottskirche)는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시내를 완전히 벗어나는 도로를 건너니... 이 길을 따라 1km를 더 가면 헤르고트 교회(Herrgottskirche)가 있다고 해서... 가는데... 1km가 왜 이렇게 길지... 가다가 보니... 아... 이런 젠장... 비가 오기 시작한다... 시외라 비가 오면 잠시 비를 피할 만한 건물도 없는데... 불안 불안한 마음으로 조금 더 가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우르르 자전거를 타고 반대쪽으로 간다... 아... 저분들이 헤르고트 교회(Herrgottskirche)에서 오는 거면 이제 얼마 안 남았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조금씩 내리는 비 속에서 100km같은 1km를 가니 드디어 헤르고트 교회(Herrgottskirche)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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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d by White Sa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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