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독일-스위스, 파리(자전거)

[독일-스위스, 파리] E07 - 설레는 유럽 여행을 시트콤으로 만들어 버린 사연

July 14 2012, PM 02:00 at Würzburg in the Germany

음악이 멈추고 신나게 춤을 추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을 꼭 잡고 가시고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하자 난 예정했던 레지덴츠(Residenz)로 간다... 레지덴츠(Residenz)로 가는 길은 이미 가 본 만큼 쉽다... 몇 분 걸리지도 않아 어제 헤맬 때 본 여학교를 지나 도착한다.(여학교는 언제 봤냐믄... 음... 이건 나만 본 거... ㅋㅋㅋ)

어제 숙소를 찾아 헤맬 때 본 그 정문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보안 요원 같이 생긴 녀석들이 서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얼레? 니들이 못 들어 가게 해봐야 난 돌아서 들어가면 돼... 귀찮긴 하지만..." 하면서 이미 여러번 해메서 아는 바로 뒤쪽으로 이어진 길을 통해서 반대쪽에 도착했더니... 여기도 보안 요원들이 막고 있다... 이건 무슨 상황이지...? 하고 쳐다보고 있으니 외국인 뿐만 아니라 독일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못 들어가게 막고 있다... 아... 이런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여기부터 와 보는 건데... 라는 생각을 하는데... 뭔가 억울하다... 그래서 바로 앞에 보이는 여자 보안 요원에게...




"야, 니들이 못 들어 가는 건 내일 다시 들어가면 되지만, 난 오늘 못 보면 영원히 못 볼 수 있어. 너 이런 식으로 하면 한국 오면 경복궁 안 들여 보내준다?"라고 한국어로 말했더니...
이 아가씨... 한국어를 알아 듣는다는 듯이 싱긋 웃으며
...
...
...
"Can you speak English?"라고 묻길래... 고개를 그냥 절래절래 젓고... 뒤로 물러나오면 생각해 보니 무언가 나의 여행이 갑자기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내가 가려고 한날... 그날만 무슨 일이 있어서 못 들어가게 되는 일이 생길까... 무엇이 잘못 된 걸까... 고민하다 보니... 아악...!!!
이 녀석... 한동안 여행을 다니지 않고 현장생활에만 집중하느라 나타날 기회가 없어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친구가 되었길 바랬던 우시트콤신 녀석이 나도 모르게 어느새 따라와서 오른쪽 옆구리에 붙어 있다... 그렇다면...
우시트콤신 녀석과 단짝인 좌싱글신도...? 라는 생각을 하며... 왼쪽 옆구리를 보니...
...
...
...
젠장... 당연히 따라온 걸 왜 새삼스럽게 그러냐는 듯이 날 보며 "씨익" 쪼개는 좌싱글신...
이 녀석 죽여버릴까 -_-???

이 녀석들의 존재를 눈치채고... 이제부터의 내 여행은 다큐 여행이 아니라 시트콤이 되겠구나... 라며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진 채 레지덴츠(Residenz)를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로 가기로 한다... 일단은 도로를 찾아야 하므로 마리엔베르크 요새(Festung Marienberg)에서 내려 다 본 도로를 찾아간다...




도로에서 올려다 본 마리엔베르크 요새(Festung Marienberg)... 날씨가 다시 흐려지며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젠장...
젠장...
젠장...
좌싱글, 우시트콤신에 비구름신까지 삼신조화가 일어난다면... 내 여행은...
Again 2009가 될지도 모른다... 제발 그러진 않길 바라며 마인강을 오른쪽에 끼고 조금 달리다 보니... 숲길이 나타난다... 역시나 이 녀석들의 장난질이 벌써 시작된 것인지 이 곳에 안내된 지도를 보니 경유도시인 Bad Nergentheim이 아니라... 다른 이름 모를 도시로 가는 길이고... Bad Nergentheim으로 가려면 방금 지나친 다리를 건너서 가야 한다... 뒤로 돌아 지금까지온 길을 따라 조금 더 간 뒤 다리를 건너는데 폭이 좁은 자전거도로에 반대쪽에서 자전거가 한대 오고 있다... 아직 독일 운전자에 대한 신뢰가 없어 불안한 마음에 자전거에서 내려서 난간에 붙어 있으니 날 스쳐서 지나간다... 반대쪽에서 오던 자전거를 보내고도 폭이 좁은 다리를 조심조심 건넌 뒤 길을 따라 남서쪽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조금 더 가다 보니 어느새 시 외곽으로 접어들었다... 여기서부터 길을 찾아서 가야 하는데 GPS가 동작을 하지 않는다... 가다 보니 남쪽으로 가야 하는데 해를 등지고 달리고 있다는 걸 깨닫고 Bad Nergentheim으로 가는 길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 겨우 찾은 뒤 길을 따라서 달리다 보니 아침 식사후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먹었다는 걸 깨달았다... 얼마 더 가지 않아 눈 앞에 보이는 커피와 피스케익을 파는 곳에 들어가 까페모카와 피스케익을 주문하는데... 주문 받는 흑인 아가씨... 영어 못한다... 그래서... 손으로 집어 주니 이해한 까만 여자사람... 그 여자사람이 준비해준 까페모카와 피스케익을 받아 자리에 앉아 먹기 시작한다...




달달한 까페모카와 달달한 피스케익을 먹으면서 일정을 생각해 본다... 원래의 로만틱 가도는 시작점인 Würzburg에서 Bad Nergentheim과 Röttingen을 거쳐서 Creglingen으로 가야한다... 이제 겨우 Würzburg의 외곽으로 나왔는데 거리상으로 다 경유하려면 거의 80km... 지금 몸 상태와 자전거상태로는 야간 라이딩을 할 것 같다... 그래서 Bad Nergentheim을 포기하고 바로 Röttingen으로 가기로 한다. 왜냐면... 난 연약하니깐~ 잇힝~
쿨럭~
미안 ;;;
카페모카를 들이키는 데 두모금 마시니까 없다...
...
...
...
수영아! 경찰 불러...!!!
무슨 카페모카가 이렇게 적어라는 생각을 하며... 옆에 붙어 있는 편의점 비슷한 곳에서 물을 하나 사서 다 마신 사과탄산수와 교체하고 담배를 산 뒤 화장실도 다녀온다...

Röttingen을 향해서 페달질을 시작한 지 10분여... 달리다 보니 이 길이 자전거 도로가 아니라 국도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도 자전거는 통행이 금지된... 아직은 독일의 자전거에 대한 배려는 아직 겪어 보지 못해서 조심 조심 달리다 보니 여기도 일본과 같이 내 뒤에서 자동차들이 속도를 줄인 후 내 앞으로 가서 다시 속도를 올린다... 아... 최소한 날이 밝은 시간 동안에는 차 때문에 위험한 경우는 거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조금 안심을 하고 하늘을 보니 하늘이 다시 까맣게 변하더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를 맞으며 이 길이 아닌가벼... 라는 생각이 들 무렵... 독일 아가씨가 길 다란 다리로 페달질을 하며 나타나 어느새 날 앞질러서 가길래... 아... 이 길이 맞는가벼... 라며 졸졸 따라가는데... 다리 긴 독일 아가씨... 참... 빠르네... 금방 사라져 버린다... 어차피 외 길에 남쪽으로 가는 길... 모든 길은 Röttingen으로 통한다... 가다 보니 오른쪽에 꽃밭이 있다... 꽃밭을 지나 조금 더 달리니... 산길이다... 화장실이 가고 싶었던 나는 여기에서 화장을 해야 겠다라고 생각하고 산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 차들이 날 못 볼 것 같은 곳에서 예쁘게 화장을 한다... 화장을 하며 생각했다... 아... 시원해... '';;;

신체 내부에 저장된 액체를 배출하여 몸무게를 조금 가볍게 만들고 산길을 돌파하고 나오니 시원한 평야가 펼쳐진다...




와... 이게 다 밀밭일까... 포도밭일까... 뭐 밀이든 포도든 결국은 술의 재료들이겠지... 이제 이 길로 쭉 가면 된다... 크게 보면 완전한 평야지만, 조금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섞인 길들을 가다 보니 내가 앉아서 쉴 만한 곳이 보여서 자전거도 누워서 쉬게 해주고 나는 앉아서 쉬기 시작한다...


July 14 2012, PM 07:00 on the road from Würzburg to Röttingen in the Germany

시간은 벌써 오후 7시를 넘겼는데, 왜 이렇게 해가 높이 떠 있는 걸까... 해 떠 있는 높이로만 보면 낮이 긴 한국 여름이라고 해도 오후 5시정도 밖에 안된 것 같다...

이 정도로 해가 늦게 진다면 야간 라이딩이라고 쓰고 주간 라이딩이라고 읽으며 천천히 달려도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달리다 보니 조금씩 목을 축이던 어느 새 물도 비어있고... 몇 시간째 평야들만 만나며 가고 있다... Riedenheim을 지나 조금 더 가다 만난 내리막길... 내리막 길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데 오른쪽에 태양광발전소가 보인다...




이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내리막길에서도 이런걸 보면 지나치질 못하는 건 직업병이야... 라는 생각을 하며 대충이나마 둘러 본 태양광발전소... 역시 이건 건설도 쉽고, 유지보수도 쉽고... 태양만 있으면 지속적 발전이 가능하고... 문제는 셀의 효율인데... 효율만 높아진다면... 반영구적인 에너지자원으로써 시끄러운 풍력보다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한다... 풍력도 괜찮긴 한데 시끄러워서 도심에는 설치가 힘들뿐 아니라 도심에 바람이 제대로 부는 곳이 없어서 외곽에서 발전해서 수용가로 송전을 해야 하는데 송전으로 인한 손실도 생각하면...
아... 이런 생각은 퇴근하고 공부할 때나 하고... 여행 때는 좀 놀자... 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조금 더 달리다 보니 어느 새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이제 Röttingen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며 달리는데 보이는 Röttingen이라는 표지판... 아싸~ 다 왔다~ 라며 반가운 마음에 얼른 우회전을 해서 들어갔는데... 아... 이런 젠장 ;;;
Röttingen시내로 진입하는 줄 알고 들어왔는데 Röttingen가 아니라... Röttingen시 외곽에 Röttingen이라는 이름을 가진 회사다... 아... 젠장...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지나온 길을 거슬러서 다시 도로를 탈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냥 자전거를 끌고 풀밭을 지나 도로위로 올라간다. 10여분간 더 달리니... 이제 진짜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 Röttingen에 도착했다... 시간은 어느새 9시... 완전히 해가 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어둠이 주변을 감싸고 있다... 가로등도 많지 않은 곳이라... 진짜 야간 라이딩은 위험해 보여 오늘은 Röttingen에서 여장을 풀기로 하고 시내 중심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자전거를 묶어 두는데...
...
...
...
이런... 어디서 어떻게 흘린 건지는 모르지만 자전거 앞에 매달아 둔 공기 주입기가 사라져 있다... 아... 미치겠다... 지금 자전거 속도가 안 나오는 이유가 기어가 완전히 망가진 것도 있지만,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해서 그런 것도 있는데... 이게 없으면 도로 상태로 인한 충격은 적게 오겠지만, 속도 효율은 엄청나게 떨어 질텐데... 어디서 어떻게 흘렸을까... 하아... 어쨋든... 지금은 공기 주입기 분실보다는 잘 곳이 중요하다... 날씨도 추운데... 노숙은... 생각만 해도... 오... 끔찍해... 방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본다...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이미 늦은 시간이라 많은 곳이 문을 닫았고... 아직까지 영업을 하는 곳은 2곳 정도... 시청 바로 앞에 있는 광장에 불이 켜져 있는 곳이 있어 혹시 방이 있는 지 물어보러 들어가니... 주인 부부로 보이는 분은 영어를 못하시는 지 아들을 부른다... 아들이 오더니 자기네는 방이 없고, 시청 옆에 방이 있는지 없는지를 적어 두는 보드가 있으니까 같이 가서 보잔다... 오~ 고마워~라고 말하고 졸졸 따라가니 한 군데를 추천해 준다... 길을 가르쳐 주고, 거기 가서 혹시나 방이 없으면 다시 오면 다른 곳을 추천해 주겠다고 한다... 이런 친절한 녀석같으니...

버스 정류장 옆에 묶어둔 자전거를 풀고 친절한 독일인이 추천해 준 곳으로 가려고 하니... 그 아들이 다시 나오더니 아까 추천해 준 곳 말고 다른 곳에도 방이 있을 수 있으니 여기 두 사람과 같이 가 보라고 한다...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 부부일지도... 결혼 전 커플일지도 또는 그냥 사귀는 사이일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천천히 그 들이 알려주는 곳으로 가면서 남자가 내게 어디서 왔냐고 하길래 뷔르츠부르크라고 이야기했더니 못 알아듣는다... 그래서 한자 한자 이태리 장인의 정신으로 발음해 주었더니 그들의 원어민 발음으로 Ah, Würzburg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남자가 넌 "Venture trip"을 좋아하는 구나 말하고 여자는 오, 그 멀리서 여기까지 오다니... 대단하네... 라고 말하니... 남자가 거기서 여기는 겨우 35km밖에 안돼...라고 말한다...
아... 도로 거리가 35km지... 내가 헤맨 거리에 달린 거리를 다 합치면 60km가 넘는다고... 라고 생각은 했으나... 소심해서 문제도 안 일으키는 세인트...
역시나 말은 못하겠다... 조금 걸으니 나타난 불 켜진 가게... 그들이 묶는 숙소인지 남자가 안에 들어가서 물어보더니... 여기도 방이 없단다... 그래서 아까 아들이 추천해 준 곳으로 가려고 하니... 이 남자가 설명을 해주려 한다... 으흐흐... 난 이미 들어오면서 그 길을 지나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머리 속에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하며... 말을 해주니 "Oh~ Perfect"라고 한다... 짜식, 내가 원데이 투데이 여행한 줄 알아? 길은 금방 외운다고~ 라고 생각했지만... 뭐... 언제나 그랬듯이... 영어로 해야 하므로... 아무 말도 안 했다...

그 친절한 아들이 추천해 준 Gasthof의 이름은 호프만... Röttingen을 둘러싼 성곽 바깥으로 가면 금방인 곳이다... 물론... 금방 도착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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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꺼져 있다... 주인도 자나 보다... 혹시나 하면서 문을 두들겨 봤는데... 역시나... 반응이 없다... 주변을 돌아 보니 Gasthof라고 적힌 곳은 있는데... 다들 불이 꺼져 있다... 하아... 하는 수 없다... 오늘은 노숙이다... 이 야밤에 가로등 불빛도 없는 데서 10km를 더 가는 건 너무 위험하다... 그냥 아까 그 시청광장 근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 아무데서나 자고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발하기로 하고 혹시나 지나가다 아까 그 친절한 아들을 만나면 고맙다고 인사나 하기로 한다... 그런데... 거길 막상 가보니... 그 아들이 쓰레기를 버리려 밖에 나와 있다가 그 쪽으로 지나가는 날 보고 방이 없더냐고 묻는다... 이미 다 닫았더라고 말을 하니... 다시 시청 옆에 붙어 있는 그 보드로 다시 가더니... 여기 저기 전화를 해 본다... 목마름에 맥주 한잔이 간절했던 난 "숙소보다 그냥 나 맥주나 한잔 먹을 수 있을까? 4시 이후로 아무것도 못 마셨어."라고 했더니 "물론이지, 큰 걸로 하나 줄까?" 그러더니 웃는다... 아... 이런... 친절한 독일인 녀석 같으니 ㅋㅋㅋ

Writed by White Sa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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