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독일-스위스, 파리(자전거)

[독일-스위스, 파리] E02 - 여행을 망쳐버린 항공사 매니져의 고객 대응

July 12 2012, AM 08:40 in the airplane from Jeddah to Frankfurt

완전히 피곤했던 난... 2번 주는 식사 때 옆에 누가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잠시 깨고 그 이외에는 깨지도 않고 계속 잔다...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하면 세상에서 제일 빨리 알아채는 SKT가 문자를 보내주면서 잠에서 깨니 8시 40분... 어느새 경유 공항인 프랑스의 샤를 드골공항이다... 공항에서 내려 이제 프랑크푸르트로 보내 줄 터미널로 이동하는데... 환전해 주는 곳이 보인다... 여기서 일단 환전을 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환전을 하는데, 여행자용 카드나 이런 게 싸다고 추천해 주는데 난 그런 거 쓸 바엔 그냥 신용카드를 쓸 생각이라 현금으로 달라고 하고 1100달러를 주니 751.70유로를 준다... 도둑놈들... 환전 수수료가 왜 이렇게 비싸... 환전 영수증을 주면서 다시 달러로 바꿀 때 수수료 할인 해준다고 하는데... 이거 여기서 다 쓰고 갈 건데 다시 달러로 바꾸긴 개뿔...

다시 검색대로 향하는 데 워낙 거리가 멀어서 걷느라 힘들었지만 검색대가 보인다... "여기는 검색대 지나기가 편하겠지?"라고 기대를 하고 검색대를 지나는데 내 가방을 보더니 기대 이하... 가방을 열어 보잔다... 아 이 멍청한 녀석들... 하루 이틀 자전거 장구류들 보나... 하는데... 열어 보더니 뭔지 눈치챈 모양... 바로 보내준다... France에서도 검사를 받으니 살짝 짜증이 다시 나기 시작했지만 시간 소모는 나만 손해니 그냥 지나친다... 검색대가 지나니 오른쪽에 면세점이 보인다...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 지난 휴가 때 한국으로 가면서 사갔던 Remi Martin XO 한 병을 사서 들고 오늘 저녁 이 녀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리라...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밑에 층으로 내려가 버스를 타고 비행기에 탑승한다... 그런데... 비행기 입구에서... 비행기표와 여권을 검사하는 아저씨... 내 여권을 보더니... "안녕하세요"라고 말한다... 반쯤 졸면서 지나가다 들은 한국어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그 아저씨가 날 보고 씩 웃어주길래... 나도 덩달아 씩 웃어준다... 자리에 가서 앉아 창 밖을 내다 보는데... 이 정도 시간 잤으면 깰 만도 한데 계속 졸음이 쏟아진다... 어느 순간 다시 잠들었던지... SKT가 다시 날 깨워준다...


July 12 2012, AM 12:00 at Frankfurt in the Germany

어느새 시간은 12시... 어디로 나가야 되는 지 몰라 그냥 사람들 뒤만 따라간다... Jeddah 공항이랑 샤를 드골 공항이랑은 다르게 문 하나만 지나니 바로 보이는 흡연실... 낼름 들어가서 담배를 한대 물고 잠에서 깨려고 노력해 보는데... 잠이 정말 안 깬다... 흡연실 내 포스터에는 일본 관광지 소개가 일어로 되어 있는데... 참 일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Frankfurt 공항 내 흡연실에서까지 광고라니... 담배 피는 사이 사람들 가는 길을 놓쳤다... 아... 어디로 가야 되는지 몰라 쭉 가다 보니... 공항 내에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아저씨가 보인다... 어느 새 끝까지 왔는데... 나가는 길이 없다 ;;; 다시 공항 게이트... 나가는 길을 어디선가 놓친 것 같다... 지금까지 온 길을 되짚어 가다 보니... 아... 찾았다... 나가는 문... 나가 보니 벌써 절반은 짐을 찾아 나갔는데... 내 자전거는 안 나온다...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다 나가고 나만 앉아 있다...

고등학생들이 단체로 놀러 온 듯 우르르 들어왔다가 우르르 나가는 걸 보며, 참... 서양애들은 발육상태가 좋구나...라고 생각하다가...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옆에 보이는 안내 직원에게 자전거가 안 나온다고 하니.... Air France는 자기가 아니라 옆 창구니 옆 창구로 가라고 해서 다시 옆 창구로 가서 안내직원에게 자전거가 안 나온다고 하니 나보고 짐 찾으면 보내 줄 테니 숙소를 적어달라고 해서... 적어 주는데... 그 직원이 "잠깐, 자전거?" 그러더니 자전거는 큰 거라 저 쪽에 Bulk가 나오는 곳에 있을 거 같다고, 가서 없으면 다시 오라고 해서 왠지 불편한 발을 끌고 가보니... Wrapping으로 인해 불길한 몰골을 한 내 자전거가 서 있다...




그래도 벌써 3번째 해외 자전거여행이자... 이번이 우리나라, 일본, 사우디, 독일이라는 4번째 나라까지 온 자전거 인데 설마 무슨 문제가 있겠어... 라고 애써 마음을 다잡고 카트에 올리고 출구 쪽으로 나오는데, 세관 검색대 대신 여자 경찰(?)같은 사람이 2명 서 있다가 금발의 아가씨가 "이건 뭐냐고 묻는다." 또 자전거 설명을 하려니까 짜증이 다시 나려는데, 독일에서의 첫 번째 아가씨와의 대화이자 금발이라 꾹 참고 설명을 해주니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어디서 자냐고 묻길래 그냥 아무 말 없이 A3로 출력한 일자별 이동도시와 A4로 출력한 호텔 예약종이를 보여주니 웃으면서 즐거운 여행하라고 한다. "응 그래, 독일산 금발아가씨 말대로 즐거운 여행 할께~"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아가씨들을 지나치니... 그냥 출구다... 출구 옆에 작은 마트가 보이길래 담배를 사러 가서 담배가격을 보니... 5유로... 얼마지? 하고 생각하는데... 7천원이 조금 넘는 가격... 헐... 비싸다... 이래서 유럽에서는 담배꽁초가 다들 짧구나라고 생각하며 나가는 곳을 찾아서 나가니...

헉...

춥다... 내가 40도 근처에서 왔다갔다하는 사우디에 있다가 와서 추운 건가 보다 하고 Wrapping된 자전거 가방에서 육각렌치를 꺼내 칼로 Wrapping된 걸 시원하게 끊어 내 버리고 조립을 시작하는데, 독일 승무원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나오더니 "아오 추워~"하면서 담배를 핀다... 아... 나만 추운 게 아니라 진짜 추운 거구나... 하면서 조립을 하는데, 독일 아저씨가 "독일에서 자전거 여행 할거냐고 묻는다." 그래서 그렇다고 하니 엄지손가락을 한번 치켜세워주고 가는데... 이거 왠지 공항입구에서 이러고 있으니 동물원 원숭이가 된 것 같다... 숙소까지 가는데 문제없을 정도로만 타이어 공기압을 채우고 숙소로 출발하려고 하는데... 방향을 모르겠다... 어차피 오른쪽 아니면 왼쪽이라 출발을 하는데....


July 12 2012, PM 03:00 at Frankfurt in the Germany

와... 이건 추워도 너무 춥다... 그래서 자전거를 끌고 도로 공항 안으로 들어와서 반팔 남방 위에 긴팔 남방을 하나 더 겹쳐 입고 다시 공항을 나온다... 아... 근데 시간은 벌써 오후 3시에... 비 온다... 이런 젠장...







2009년 홋카이도 자전거 여행 때의 악몽이 떠오른다... 그 놈의 지긋지긋한 비가 여기 도착하자마자 내리기 시작하다니... 자전거 조립하던 자리 오른쪽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독일 아가씨를 지나쳐서 오른쪽 끝까지 가보니... 자동차 전용도로로 보인다... 아... 짜증... 다시 그 독일 아가씨를 지나쳐서 왼쪽으로 가니 자동차 주차장이 있고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공항 앞의 지도로 볼 때 공항의 정면에서 조금 오른쪽 방향이 Frankfurt 기차역이다... 시작부터 보이는 다운힐... 시원~하게 내려가는데... 풀려주는 자전거 체인... 아... 이거 왜 이래... 하고 다시 체인을 제 자리에 넣고 다시 내려가려는데 체인이 다시 풀린다... 어차피 다운힐이라 페달링은 안해도 되니... 내려와서 보니

아... 크랭크가 휘어져서 체인이 제 자리에 있지 못하고 뫼비우스의 띠 모양으로 돌다가 빠진다... 욕 나온다... 이 미친 Air France... 내가 Wrapping은 안 된다니까 있지도 않은 규정 들먹이면서 Wrapping하게 만들더니... 결국 이 모양이 되게 하다니... 아... 열 받아...

한참을 열 받아 하면서 바닥에 앉아 있다가 임시조치로 제일 바깥의 크랭크를 분리해서 가방에 집어넣고 목적지로 향하기 시작한다... 조금 가다 보니 숲이 나온다... 헐... 이거 도시 아냐? 도시에 왠 숲이야? 라는 생각을 하기 무섭게 어떤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휭~하고 지나가더니 숲 쪽으로 가길래 "아... 길이 있나 보다...."하고 바로 졸졸 따라 가기 시작한다...

Writed by White Sa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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